전체 줄거리 요약
영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전작 <폴른 킹덤> 사건 이후 4년이 지난 근미래가 배경이다. 공룡들이 세상에 풀려나 전 세계에서 인간과 뒤섞여 살게 되면서, 인류는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위협에 직면한다 . 오웬 그래디(크리스 프랫 분)와 클레어 디어링(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분)은 벤자민 록우드의 손녀인 10대 소녀 메이지(이저벨라 서먼 분)를 비밀리에 보호하며 숲 속에서 지낸다. 한편 오웬이 길들인 랩터인 블루도 야생에서 살아가는데, 블루가 혼자 낳은 새끼 베타까지 데리고 오자 메이지는 베타와 교감하게 된다. 그러나 곧 용병들이 메이지와 베타를 납치해 가면서 오웬과 클레어는 그녀를 찾아 나서게 된다.
같은 시각, 거대 생명공학 기업 바이오시ン(Biosyn)이 개발한 유전자 조작 메뚜기 떼가 북미의 농작물을 초토화시키는 사건이 발생한다. 고생물학자 엘리 새틀러 박사(로라 던 분)는 이 메뚜기들이 바이오시ン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의심하고, 옛 동료인 고생물학자 앨런 그랜트 박사(샘 닐 분)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엘리와 앨런은 바이오시인의 공룡 보호구역이 있는 이탈리아 돌로미테 산맥의 시설로 잠입해 증거를 모으려 하고, 그곳에서 바이오시인에 고용된 이언 말콤 박사(제프 골드블룸 분)의 도움을 받는다. 한편 메이지가 납치되었다는 정보를 입수한 오웬과 클레어도 용병 조라… 아니, 파일럿 케일라 왓츠(드완다 와이즈 분)의 협조를 얻어 바이오시인 시설로 향한다.
결국 바이오시인 생태보호구역에서 모든 인물들의 운명이 교차한다. 바이오시인의 CEO 루이스 다지슨(캠벨 스콧 분)은 공룡 DNA 연구 뒤에서 거대 메뚜기들을 조작해 세계 식량을 지배하려는 야망을 드러내고, 이를 폭로하려는 엘리와 앨런을 가로막으려 한다. 오웬과 클레어는 마침내 메이지를 찾아내고, 화재와 공룡들의 아수라장 속에서 일행은 가까스로 탈출한다. 다지슨은 도망치다 딜로포사우루스에게 최후를 맞이한다. 탈출 과정에서 오웬과 메이지는 랩터 새끼 베타를 무사히 포획해 어미 블루에게 돌려보내준다. 바이오시인의 유전학자 헨리 우 박사(BD 웡 분)는 메이지와 베타의 DNA를 활용해 메뚜기들을 박멸할 해독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 엔딩에서는 인간과 공룡이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공존해가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며, 유엔은 바이오시인 계곡을 국제 공룡 보호구역으로 지정한다 .
주요 등장 인물과 배우
이번 영화에는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다시 등장한다. 전직 공룡 조련사이자 해병대 출신인 오웬 그래디 역은 크리스 프랫이 맡아 용맹한 활약을 이어가고, 공룡 보호 단체를 이끄는 클레어 디어링 역의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도 전편들에 이어 출연한다 .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소녀 메이지 록우드 역은 이저벨라 서먼이 연기하며, 오웬과 클레어가 사실상의 양부모로서 그녀를 지키는 역할로 등장한다. 이밖에 새로운 캐릭터들도 눈에 띄는데, 용병 출신의 유능한 파일럿 케일라 왓츠(드완다 와이즈 분)는 오웬 일행을 돕는 조력자로 활약하고, 바이오시인의 홍보 책임자 램지 콜(마머두 아티 분)은 내부 고발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 한편 시리즈 내내 공룡을 만들어낸 과학자인 헨리 우 박사(BD 웡 분)도 다시 등장하는데, 이번에는 자신이 만든 재앙을 수습하려는 양심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악역인 바이오시인 CEO 루이스 다지슨은 캠벨 스콧이 맡아 탐욕스러운 기업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지슨은 사실 시리즈 1편에도 잠깐 언급되었던 인물로, 이번 작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해 탐욕의 화신으로 그려진다.
무엇보다 팬들을 설레게 한 것은 오리지널 <쥬라기 공원> 삼부작의 주역들이 다시 모였다는 점이다. 고생물학자 앨런 그랜트 박사 역의 샘 닐, 식물학자 엘리 새틀러 박사 역의 로라 던, 그리고 이언 말콤 박사 역의 제프 골드블룸이 1993년 첫 영화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각각의 상징적인 캐릭터로 복귀했다 . 세 배우는 각자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원작의 개성을 잃지 않은 채 성숙한 모습으로 등장해 팬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특히 이언 말콤 역의 골드블룸은 특유의 익살스러운 대사와 철학적인 멘트로 극에 웃음을 더한다. 이 밖에도 전작들에서 활약했던 배리(오마르 시 분)나 프랭클린(저스티스 스미스 분), 지아(대니엘라 피네다 분) 같은 인물들도 짧게나마 등장해 시리즈의 연속성을 보여준다 .
영화의 주제와 메시지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단순한 공룡 액션 블록버스터를 넘어 인류와 자연에 대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화는 “가장 위험한 것은 공룡이 아니라 그들을 만들어낸 인간”이라는 명확한 경고를 전달한다 . 다시 말해, 인간의 안일함과 욕망이 어떻게 재앙을 불러오는지 보여주며, 과학 기술을 남용하는 인간의 오만이 결국 파국을 초래한다는 교훈을 담았다. 유전자 조작으로 공룡을 부활시키고, 나아가 메뚜기마저 만들어낸 세계관을 통해 생명 윤리에 대한 고민을 던지는 것이다 . 이는 1993년 원작 <쥬라기 공원>에서 이언 말콤이 언급한 “할 수 있다고 해서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교훈을 현대적으로 확장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감독 콜린 트레보로우 역시 “이번 영화는 유전공학의 힘과 그 결과에 관한 이야기”라고 밝힌 바 있어, 무분별한 생명 과학의 남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
또한 이 영화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큰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인류가 만들어낸 공룡들과 한 행성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상황은 곧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메시지로 이어진다 . 영화는 단순히 포식자와 피식자의 대결 구도를 넘어서, 환경에 대한 책임과 존중이라는 테마를 묻는다 . 거대 기업의 탐욕이 부른 생태 재앙(메뚜기 떼)은 결국 자연의 균형을 깨트린 인간의 잘못을 상징하며,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인물들은 자연과의 조화로운 공존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이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원작에서부터 강조했던 “인간은 자연 속에 존재한다”는 철학과 맥을 같이 한다 . 마지막에 그려지는 공룡들과 인간의 불안하지만 지속적인 공존 모습은, 자연에 대한 겸손과 공존의 의지가 인류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만든다.
평론과 관객 반응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이었다. 리뷰 모음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는 신선도 지수가 29%에 그쳐 혹평을 받았으며, 메타크리틱 점수도 38/100점으로 시리즈 중 최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로튼토마토의 평론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전편들에 비해 다소 나아진 면도 있으나, 이 시리즈는 초창기의 명성을 많이 잃었다”는 반응이었다 . 실제로 많은 평론가들이 복잡하고 산만한 스토리 전개, 원작의 긴장감을 살리지 못한 연출, 그리고 캐릭터들의 깊이 부족 등을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오랜만에 돌아온 원조 캐릭터들의 활용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비판도 있었는데, “반가운 얼굴들이지만 각본이 이들에게 할 일을 제대로 주지 못했다”거나 “향수 자극 외에는 새로울 것이 없다”는 혹평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평론가들은 “공룡 추격 신 등 몇몇 볼거리만큼은 시리즈 중 가장 역동적”이라는 점을 들며 볼거리 자체는 인정하기도 했다.
일반 관객들의 반응은 평론가들보다 다소 긍정적이었다. 개봉 직후 북미 관객 대상 시네마스코어에서는 A−등급을 받을 정도로 영화에 만족한 관객이 많았고, 로튼토마토의 일반 관객 점수도 70%대 후반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 실제 관객들은 “공룡이 벌이는 스릴 넘치는 액션”과 “원년 멤버들의 재회에서 오는 향수” 등을 이 영화의 재미 요소로 꼽았다. “이제 시리즈를 좀 쉬게 할 때가 됐다”는 농담 섞인 반응도 있었지만, “그래도 추억의 배우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고 충분히 볼 만한 오락 영화”라는 평이 주를 이루었다 . 한편 국내 관객 평가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여, 네이버 영화에서 관람객 평점 6.8점대에 그치며 이전 시리즈들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 전반적으로 <새로운 시작>은 팬서비스와 스펙터클 면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혹평을 받으며 찬반이 엇갈린 작품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에 대해 한 배우는 “영화를 만드는 건 항상 어렵고, 모두를 만족시키기란 힘들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