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글
영화 《좀비딸》은 2025년 여름 극장가에 이례적인 흥행 바람을 일으킨 작품으로, 코믹 호러와 휴먼 드라마를 절묘하게 결합한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필감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네이버 웹툰 원작을 충실히 구현하면서도, 원작과는 다른 결말을 통해 가족애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각색되었다. 감독은 “원작 캐릭터의 유니크함을 절대 해치지 않겠다”는 연출 철학을 지키며, 좀비물에 인간미와 동화적인 감성을 녹여냈다.
2. 등장인물
정환은 배우 조정석이 맡아, 중학생 딸 수아를 홀로 키우는 맹수 전문 사육사로 등장한다. 그는 세상의 차가운 시선과 정부의 사살 명령 속에서도 감염된 딸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운다. 책임감 강한 아버지의 모습과 유머러스한 면모가 동시에 드러나며, 극의 중심에서 관객의 감정을 이끈다. 초반에는 감염 소식에 충격과 혼란에 빠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물지 않는 좀비’로 길들이기 위해 훈련을 시작하며 희망과 불안이 교차한다. 결국 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딸을 포기하지 않는 부성애를 보여준다.
밤순은 이정은이 연기하며, 수아의 할머니이자 정환의 어머니로 등장한다. 은봉리에 살면서 손녀를 보살피고, 아들을 도와 수아를 보호하는 든든한 조력자다. 처음에는 손녀의 변화를 당황스럽게 받아들이지만, 곧 익숙해지면서 수아를 가족으로서 온전히 받아들인다. 특유의 소탈함과 유머 감각으로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안정감 있는 존재로서 가족의 결속을 단단하게 만든다.
신연화는 조여정이 맡아 수아의 담임 교사이자 정환의 옛 친구로 등장한다. 과거 약혼자가 좀비가 되었던 경험이 있어 감염자에 대해 매우 단호한 태도를 보인다. 정환과 재회한 후에도 감염자인 수아를 두고 갈등을 빚으며, 원칙과 감정 사이에서 복잡한 심리 변화를 겪는다. 그녀의 존재는 정환과 수아의 상황을 더욱 긴장감 있게 만드는 요소다.
조동배는 윤경호가 연기하며, 약국을 운영하는 정환의 오랜 친구다. 초반에는 수아를 신고해 포상금을 받을 생각을 하지만, 정환의 간절한 마음을 보고 뜻을 바꾸어 도움을 준다. 특유의 유쾌함과 현실적인 태도로 코믹함을 담당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진심 어린 우정을 보여준다.
수아는 최유리가 연기하며, 좀비에 감염된 중학생 딸로서 이야기의 핵심 인물이다. 감염 전에는 활발하고 춤을 좋아했으며, 감염 후에는 본능과 인간성 사이에서 갈등한다. 아버지와 할머니의 애정과 훈련 속에서 조금씩 안정되고, 신약 덕분에 서서히 회복하며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는다. 그녀의 변화 과정은 영화 전반의 감정선을 이끄는 중요한 축이다.
애용이는 할머니 집에서 함께 지내는 고양이로, 원작 웹툰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말은 없지만 수아 곁을 조용히 지키며, 작은 움직임과 표정만으로도 장면에 따뜻함과 코믹함을 불어넣는다.
이처럼 각 인물은 서로 다른 성격과 배경을 지니면서도 ‘가족을 지키려는 마음’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얽혀 있다. 정환과 수아의 부녀 관계는 절대적인 사랑으로 묘사되고, 밤순은 이 부녀를 지탱하는 중심축이 된다. 신연화와 조동배는 갈등과 조력을 오가며 이야기에 입체감을 더하고, 애용이는 무언의 위로로 작품의 온도를 한층 높인다.
3. 줄거리
줄거리는 감정의 기승전결이 뚜렷하다. 어느 날 수아가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좀비가 되고, 정환은 딸이 남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물지 않는 좀비’로 훈련시키기로 결심한다. 그는 수아를 데리고 할머니가 사는 바닷가 마을로 내려가고, 그곳에서 마을 사람들의 시선과 위험 속에서 버틴다. 이 과정에서 놀이동산을 방문해 수아의 기억을 되살리는 장면, 학교생활에 적응시키려는 노력 등이 유쾌하게 전개된다. 그러나 수아가 이복형의 딸이라는 비밀과 매형의 신고로 갈등이 폭발한다. 정부군이 사살 명령을 내린 순간, 정환은 차마 딸을 해치지 못하고 오히려 “나를 물어라”는 선택을 한다. 결말부에서 신약 덕에 수아는 회복되고, 병실에서 정환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장면이 나오며 희망을 남긴다.
4. 국내 감상평
국내 감상평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개봉 첫날 43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최근 5년간 비시리즈 한국영화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관객들은 “좀비물이면서도 가족 코미디이자 감동 드라마”라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 호흡과 웹툰 속 비주얼을 그대로 옮겨온 고양이 ‘애용이’, 그리고 현실감 있는 특수분장이 호평을 받았다. 한편, 일부 평론가는 좀비물로서의 긴장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지만, 가족 중심 메시지와 상업적 완성도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5. 눈여겨 봐야할 장면 4가지
이 영화에서 눈여겨봐야 할 장면은 네 가지다. 첫째, 놀이동산 장면이다. 형형색색의 조명 아래에서 수아가 “츄로스”를 발음하며 기억을 되찾는 모습은 감성적인 울림이 크다. 둘째, 토르 코스프레 장면으로, 윤경호 배우가 분한 조동배가 익살스러운 의상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셋째, 정부 사살 명령 직후 정환의 분투 장면에서는 절망과 유머가 교차하며 관객의 감정을 뒤흔든다. 넷째, 엔딩 병실 장면에서 정환의 손가락이 살짝 움직이는 순간은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6. 관람 후기
《좀비딸》은 단순한 좀비물 그 이상이다. 가족을 지키기 위한 부성애, 함께 버티는 유대감, 그리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함이 웃음과 눈물 속에 그려진다. 코믹과 감동, 그리고 따뜻한 메시지를 모두 담은 이 작품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관람하기에 적합하며, 올여름 극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경험을 선사한다.